생명과학 실험실에서의 안전수칙

2014. 6. 5. 10:03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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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은 급격히 발전했지만 안전 측면에서는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뉴스에 보면 실험실이나 공장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잦게 발생하고 있다. 그중 실험실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의 예 2가지를 찾아보았다. KNU 연구실 안전정보시스템의 안전 자료실에서 국내외 실험실 사고 사례 모음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다양한 사례가 있었는데 대부분의 사고 장소는 연구단지가 많은 대전이었다. 아무래도 실험실에서는 폭발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므로, 이에 대한 사례를 찾아보았다. 폭발사고의 원인은 반응기 가스 폭발로, 2009년 1월 8일, 대전 ○○연구소에서 라텍스 중합실험 도중 발생했다. 사망 1명, 중상 1명, 1억 7,700만 원의 재산피해가 있었다. 사고 경위는 2009년 1월 8일, 대전에 위치한 ○○연구소 실험실에서 한 연구원이 라텍스 중합실험을 하기 위해 반응기에 1,3-부타디엔, 아크릴로니트릴 등을 주입하던 도중 폭발에 의한 화재가 발생하였다. 이 사고로 소방대원 70여 명이 긴급 출동하여 30여분 만에 진화하였으나, 연구원 2명이 각각 3도의 중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 치료 도중 1명은 사망하였다. 사고 원인은 반응기에 주입했던 반응물이 드레인 밸브의 완전 미폐쇄 또는 연결부 틈새 등으로 유출되어 사고가 발생했다고 추정된다. 누출이 일어날 수 있는 안전장치, 밸브, 배출구, 밸브 나사선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만 했어도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

 

 두 번째 사례는 생명과학과 관계된 사고를 찾아보았다. 이 사고는 바이러스 감염사고로, 1994년 8월 미국 코네티컷주 예일대학교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발생했다. 1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그와 접촉이 있었던 5명은 철저한 관리를 받았으며 같은 건물에 있던 75명의 연구원들은 검진을 받아야 했다. 사고의 발단은 실수에 의해 흘러나온 바이러스와 접촉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된 바이러스는 사비아 바이러스(Sabia virus)로 희귀하면서도 감염되었을 때 상당히 위험하다.

 

 이에 대학 측은 연구를 일시 중단하고 바이러스 연구소를 포함한 각종 실험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실험 안전 교육을 강화할 것임을 밝혔다. 위험성이 높은 사비아 바이러스를 취급함에도 불구하고 부주의가 있었고, 주기적인 바이러스 유출에 대한 점검이 없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또한 실험자가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있었더라면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다.

 

 생명과학 실험실에서는 다른 실험실과 달리 독성물질을 취급하고 병원체를 연구하며 감염된 동물의 인체 조직, 병원체의 배양 등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생명과학 실험실에서 지켜야 할 안전수칙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1. 실험자는 이 안전수칙을 충분히 숙지하여야 한 후 실험을 진행하여야 한다. 이 수칙은 생명과학 실험실뿐만이 아닌 모든 실험실에서도 지켜야 하는 수칙이다.
  2. 실험은 반드시 지정된 실험실에서 수행해야 하며 허가받지 않은 사람의 출입은 통제한다.
  3. 병원체에 의한 오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실험 전후, 수시로 소독한다.
  4. 실험이 끝난 후, 특히 병원체나 동물을 다루는 실험을 한 후 몸을 깨끗이 씻는다.
  5. 병원체를 취급하고 보존하는 장소에는“생물재해(Biohazard)" 표시를 반드시 해야 한다.
  6. 유전자나 혈청 등과 같이 재산권과 관계있거나 소실되면 안 되는 물질은 철저하게 보관한다.
  7. 병원체와 독소는 악의적으로 이용될 수 있고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어 통제구역 또는 제한구역에 두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8. 연구책임자 또는 실험종사자는 병원체를 취급하거나 유전자재조합실험을 실시하는 경우, 실험을 수행하기 전과 정기적인 간격을 두고 해당 실험에 대한 위해성 평가를 실시하여야 한다. 또한 새로운 상황이 발생한 경우와 실험과정 중 빈번히 문제점이 발견되는 경우에도 위해성 평가를 실시한다.

 

 이번에는 생명과학 관련 시약 및 기자재의 핸들링, 보관 방법에 대한 안전 수칙에 대해 알아보겠다. 시약의 보관과 핸들링은 생명과학이나 화학이나 공통적으로 반드시 알아야 한다.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시약의 대부분은 고체와 액체로 되어 있으나 산소, 수소 및 아황산가스와 같은 기체상태의 시약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특별한 내압용기에 넣어 보관한다. 고체시약은 온도의 변화가 크지 않은 곳에서 직사광선을 피해 보관하여야 하고 환풍시설과 제습시설이 잘 갖추어져야 한다. 시약 중 대부분인 액체시약은 무기시약과 유기시약으로 구분하여 시약장의 하단에 보관하여야 한다. 그 이유는 유기시약의 경우 대부분 인화성이 강한 유기용매이고, 무기시약은 부식성이 강한 산류이므로 시약장이나 다른 시약의 표지등을 부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시약을 배치할 때는 항상 공존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고, 부식성 물질은 내산성 캐비닛에 보관하며, 과산화물을 형성하는 물질은 목록과 유효기간을 관리하여야 한다. 시약의 라벨에 정확한 정보를 기입하는 것도 물론 필수적인 사항이다.

 

 시약을 사용했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경우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 발생된 폐기물은 그 성질 및 상태에 따라 분리하여 수집하고 혼합을 해야 하는 경우 반드시 혼합이 가능한 물질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혼합한 폐액에 혼합된 물질은 모두 폐기물스티커에 기록해야 한다.

 

 다음은 기자재의 보관과 핸들링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실험 기구는 적정 하중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생물안전작업대, 원심분리기 등의 장비는 청소하기 용이하도록 공간을 고려하여 배치해야 한다. 원심분리기 또는 에어로졸을 발생시킬 수 있는 장비는 필터가 있어야 하고 반드시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위급상황에 대비하여 기자재 주위에 눈 세척기를 설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자재는 수시로 세척해 감염 등을 예방한다.

 

 그렇다면 만약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다음은 응급상황 시 취해야 할 대처 방법에 대해 조사해 보았다. 먼저 실험자 차원에서의 대처 방법을 알아보았다. 눈에 물질이 튀거나 들어간 경우, 즉시 눈 세척기 또는 흐르는 물을 사용하여 15분 이상 세척한다. 발생 사고는 즉시 보고하고 필요한 조치를 받는다. 감염성 물질 등이 신체에 접촉되었을 때 실험복을 포함한 개인보호구를 벗어야 하고 즉시 흐르는 물로 세척 또는 샤워한 뒤 적절한 의학조치를 받는다. 그런데 감염성물질을 접촉한 것이 아니라 섭취했다면 바로 의료기관으로 이송되어야 한다. 미생물 및 감염성 물질을 연구를 하다 실수로 유출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즉시 생물학적 유출 처리 키트를 사용하여 피해를 최소화한다. 예를 들어, 타월이나 소독제 등으로 유출물을 천천히 덮어 에어로졸 발생 및 유출 부위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장갑을 낀 손으로 핀셋을 사용하여 주삿바늘과 같은 손상성감염성폐기물을 처리한다. 또 유출된 모든 구역에 미생물을 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소독제를 뿌린다.

 

 이렇게 실험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서부터 안전 수칙, 응급상황 대처법까지 알아보았다. 대처법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조사한 안전사고 사례도 대부분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기적으로 점검만 했어도, 보호 장비만 착용했어도 큰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안전도 매우 중요하다. 안전수칙을 명심하여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선진국뿐만이 아니라 안전 선진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연구실 안전 정보 시스템

한국생물안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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