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 금성, 화성

2023. 2. 24. 21:48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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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성

 

수성은 태양계의 행성 중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이다. 태양이 생겨나고 남은 가스 구름 및 먼지로 이루어진 성운에서 여러 행성과 같이 생성되었다. 태양 주변은 온도가 높아서 휘발성 분자들이 압축될 수 없기 때문에 수성과 같이 태양과 가까운 행성들은 금속 및 규산염 암석과 같이 녹는점이 높은 물질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런 천체에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이 있으며 지구형 행성이라고도 한다. 이들의 크기가 작은 이유는 이루고 있는 물질이 우주에서 매우 희박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수성은 반지름 약 2,400 km로 가장 작은 내행성이다.

 

수성의 질량은 70%는 금속, 나머지 30%는 규산염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수성의 밀도는 지구(5.515 g/cm³) 다음으로 큰 5.427 g/cm³이다. 압축되지 않은 조건에서 비교할 경우의 수성의 밀도는 5.3 g/cm³으로 지구의 4.4 g/cm³보다 크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수성이 가장 밀도가 큰 행성임을 알 수 있다.

 

 

수성은 부피가 지구보다 훨씬 작고 내부 또한 그리 압축되어 있지 않다. 이는 내부 핵의 크기가 크고, 핵에 포함된 철의 함량이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수성의 핵이 용융 상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핵의 바깥쪽에는 600 km 두께의 맨틀이 존재하는데, 원래는 두꺼웠던 맨틀이 커다란 천체와 충돌하여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추측된다. 수성 표면에는 수많은 계곡들이 존재하는데, 이들 중 일부는 수 백 km 길이로 펼쳐져 있다. 이들은 지각이 식었을 때 수성의 핵과 맨틀이 수축하면서 생겨났다.

수성의 평균 온도는 442.5K지만, 일교차가 매우 커 100K에서 700K를 왔다 갔다 한다. 그 이유는 대기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데다가 적도와 극의 온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수성의 온도는 원일점에 있을 때 550 K 이며, 근일점에 있을 때는 700 K까지 상승한다. 반면, 밤의 평균 온도는 110 K이다. 이렇게 표면 온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수성에는 얼음이 존재한다. 그 이유는 극의 깊숙한 곳에 있는 분화구에는 직접적으로 태양빛을 받지 않아, 온도가 102 K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얼음의 기원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명이 있다. 하나는 행성 내부의 물이 기화했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혜성과의 충돌로 인해 얼음이 퇴적되었다는 설이다.

 

수성은 중력이 너무 작아 많은 대기를 붙들고 있지 못한다. 수성의 외기권은 수소, 헬륨, 산소, 나트륨, 칼슘, 칼륨과 여러 미량 원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매우 불안정하여 끊임없이 소멸하고 다시 생성된다.

수성은 자기장을 지니고 있는데, 매리너 10호는 수성의 자기장이 지구의 1.1 %임을 밝혔다. 지구와는 다르게 수성의 양극은 수성의 회전축과 나란하다. 자기장은 다이나모 효과로 인해 발생하는데, 지구 자기장의 원인과 비슷하다.

수성의 궤도 이심률은 0.21로 행성 중에서 가장 크다. 수성의 궤도는 지구의 궤도에 대해 7 °만큼 기울어져 있다. 수성의 자전축은 0.027 ° 기울어져 있어 거의 기울지 않았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수성은 언제부터 관찰되었을까?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수성은 고대 그리스에서도 관측되어 왔다. 사람들은 아침 하늘에서의 수성은 아폴론, 저녁 하늘에서의 수성은 헤르메스라고 불렀다. 그러나 기원전 4세기 무렵, 그리스의 천문학자들은 이 두 천체가 같은 천체라는 것을 알았다. 로마에서는 수성이 다른 행성보다 가장 빨리 천구를 가로진 것을 보고 수성을 지금의 이름과 같은 ‘머큐리’라고 불렀다. 고대 중국에서는 '진성'이라고 불렀으며, 인도에서는 수성을 부다와 동일시했다. 마야 문명에서는 수성은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전령의 의미를 가졌다. 이 점에서는 헤르메스의 의미와 비슷하다. 최초로 망원경을 이용하여 수성을 관측한 사람은 갈릴레이였다.

 

수성을 탐사선이 탐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데, 그 궤도가 태양에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수성 탐사선은 9,100 km를 이동하여 태양의 중력권으로 들어가야 한다. 탐사선이 안전하게 착륙하거나 혹은 안정된 궤도로 진입하는 것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결론적으로 수성은 지금까지 단 2대의 탐사선만 방문했다.

 

수성을 최초로 방문한 탐사선은 NASA의 매리너 10호로, 금성의 중력을 이용하여 속도를 조정해 수성에 접근하는데 성공했다. 매리너 10호는 수성의 거대한 크레이터와 여러 종류의 지형까지 보이는 표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자기장을 감지한 것도 매리너 10호였다. 그로 인해 수성의 자기장은 지구와 비슷하며, 행성 주위의 태양풍을 빗겨나가게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NASA의 두 번째 수성 탐사선 메신저는 2011년 3월 18일 수성의 궤도에 진입하여 지금까지도 임무를 수행 중이다. 메신저호가 보내온 데이터에 의하면 수성과 달은 놀랍도록 유사하다고 한다. 어쩌면 수성을 연구하면 달의 기원을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2. 금성

 

금성은 태양계의 두 번째 행성이다. 달에 이어서 밤하늘에서 두 번째로 밝은 천체이다. 지구형 행성인 금성은 크기와 화학 조성이 지구와 매우 비슷하며 표면은 반사도가 높은 불투명한 구름으로 덮여있다. 대기의 주성분은 이산화탄소이고, 표면 기압은 92기압에 이른다.

 

크기와 밀도가 지구와 유사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금성의 내부구조 역시 지구와 비슷한 핵, 맨틀, 지각으로 이루어져 있으리라고 추측된다. 금성의 표면과 맨틀이 건조해 판이 이동하지 못한다. 따라서 행성 내부의 열 방출이 늦어지는데, 이것은 금성의 지자기가 없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약 80%에 달하는 금성의 표면은 평탄한 현무암질 평원으로 되어 있다.

 

금성에 있는 크레이터의 크기는 작게는 3km부터 크게는 280km까지 분포한다. 직경이 3km보다 작은 크레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두꺼운 대기 때문이다. 금성의 대기는 96.5%를 이산화탄소가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3.5%는 대부분 질소 분자가 차지한다. 그 외의 성분으로는 아르곤,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물 등이 있다. 이 대기에 의해서 온실효과가 발생하여 금성 표면의 온도를 400도까지 높인다.

 

금성은 태양과 약 1억 600만km 떨어져 224.7일을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금성의 궤도 이심률은 0.01 이하로 태양계의 행성 궤도 중 가장 원에 가깝다. 금성은 243일을 주기로 자전하며 이는 행성 중에서 가장 느린 자전 속도이다. 현재로서는 대기에 의한 조석효과가 원인이라고 추정되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에 속한다.

 

금성의 지표를 연구하는 일은 쉽지 않다. 짙은 대기로 인해 표면이 보이지 않고, 탐사선을 이용하면 금성의 고온과 고밀도의 대기 탓에 기능이 정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파를 통해 금성의 두꺼운 대기를 뚫고 지표를 관측하는 방법 등을 사용한다.

금성은 대부분의 행성들과는 반대로 자전을 한다. 즉, 지구의 북극에서 바라볼 때 시계방향으로 자전을 하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한 가지는 자전축이 180°로 뒤집혀 역회전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울기의 변화 없이 자전 속도가 느려지고 결국 조석에 의하여 느린 역회전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금성을 로마신화의 비너스라고 부르고 있다. 메소포타미아에서는 금성의 밝기 때문에 미의 여신 이슈타르라 불렸고, 그리스에서는 아프로디테 등 세계 각국에서 금성의 이름을 아름다운 여성의 이름으로 붙인 경우가 많다. 기독교에서는 라틴어로 '빛을 가져오는 자'(루시퍼)라 불렀다. 그리고 불교에서는 석가모니가 금성이 빛나는 것을 보고 진리를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새벽 동쪽 하늘에 보이면 샛별, 해 질 녘 서쪽 하늘에 보이면 개밥바라기별이라고 불렀다.

 

3. 화성

 

화성은 태양계의 네 번째 행성으로 동양에서는 붉은색을 띠기 때문에 ‘불 화’자를 써서 화성이라 부르고 서양에서는 로마 신화의 전쟁의 신 마르스의 이름으로 부른다. 붉게 타는 듯한 외형을 가지고 있으며 표면적은 지구의 4분의 1, 부피는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화성의 궤도 이심률은 약 9%로 수성 다음으로 크다. 태양까지의 평균거리는 약 2억 2천만 km이며, 공전 주기는 686.98일이다. 화성의 자전축은 25.19도만큼 기울어져 있어서 지구의 기울기와 거의 비슷하다. 그 결과 화성에서도 지구와 마찬가지로 계절이 나타난다. 하지만 공전 각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계절의 길이는 지구의 2배 정도다.

 

화성의 표면은 대부분 현무암으로 되어 있으며 산화철의 먼지로 덮여있다. 표면에서 얼음과 암염이나 침철석 같이 대체로 물이 존재할 때 생성되는 광물이 발견되어 과거에 물이 존재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특히 화성의 극지방에는 물과 이산화탄소를 포함하는 얼음 제대로 덮여 있다.

 

화성의 북반구는 용암층이 흘러내려 평평하고, 남쪽은 오래전 충돌로 인해 구멍이 파이고 분화구가 생겨나 있다. 지구에서 본 화성의 표면은 확실히 두 부분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먼지와 산화철이 섞인 모래로 뒤덮인 좀 더 창백한 부분은 대륙으로 여겨졌고, 어두운 부분은 바다로 여겨졌다.

 

화성 핵의 반지름은 약 1,480km로 주로 철과 황으로 이루어져 있다. 핵은 부분적으로 용융되어 있으며, 지구의 핵에 비하면 밀도가 작다. 핵은 규산염질 맨틀에 둘러싸여 있다. 맨틀은 화성에서 볼 수 있는 많은 판구조 활동과 화산 활동을 일으켜 왔으나 현재는 더 이상 활동하지 않는다.

 

화성에는 행성 자체의 자기장은 없지만, 과거 행성 표면의 일부는 자화된 적이 있음이 관측을 통해 밝혀졌다. 화성의 고지자기 띠는 과거에 있었던 화성의 판구조 활동의 증거로 보고 있다.

 

화성의 대기압은 약 0.8 kPa로, 지구의 대기 밀도의 1/100 정도로 매우 낮다. 대기가 적으므로 기압이 매우 낮아 물이 있더라도 기압 때문에 빨리 증발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과거의 화성은 물이 풍부하고 대기도 지금보다 컸으리라고 추측한다. 양 극에서 교대로 대기의 주성분인 이산화탄소가 얼어 거대한 극관을 형성한다.

 

화성은 2개의 위성을 지니며, 그 이름은 포보스와 데이모스이다. 이들은 늘 같은 방향을 하고 있다. 포보스의 공전 속도는 화성의 자전 속도보다 빠르며 아주 서서히 화성에 가까워지고 있어 언젠가는 포보스가 화성 표면에 충돌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된다. 반면에 데이모스는 서서히 멀어지고 있다.

 

 

화성과 관련되어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태양계의 행성 중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이 가장 높다는 점이다. 화성이 과거에는 지금보다 더 생명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실제 화성에 생명이 존재한 적이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화성의 위치는 거주 가능 지대보다 반 천문단위가량 멀리 떨어져 있고 물은 얼어 있다. 또한 자기권이 없으며 대기가 희박하다. 화성은 지각 열류량은 매우 적으며, 외부의 운석 또는 소행성들과의 충돌이 태양풍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 게다가 얼음은 낮은 기압 때문에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기화해 버린다. 그런데 최근에는 미국 브라운 대학 연구팀이 화성의 Arsia Mons 화산이 생명체가 살기에 매우 적합하다는 사실을 발표했고, 협곡이 발견되면서 실제로 생명체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화성 탐사는 우주 탐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등에서 추진되고 있다. 1960년대 이후 궤도 위성, 탐사선, 로버 등 수십 개의 무인 우주선이 화성으로 보내졌다. 화성 탐사는 화성의 현재 상태와 화성의 자연사를 탐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초로 화성의 표면에 착륙한 탐사선은 소련의 마스 2호와 마스 3호였으며 마스 3호는 최초로 화성 표면의 이미지를 지구로 전송하였다. 이후 미국의 바이킹 1호와 바이킹 2호가 화성에 착륙하여 이미지를 전송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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