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뮤지컬

2017. 8. 1. 04:26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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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ying Gravity
아티스트
Kristin Chenoweth, Idina Menzel
앨범
위키드 OST
발매일
1970.01.01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위키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1막의 마지막 장면, 주인공 엘파바가 웅장한 무대 위로 날아오르고 노래는 최고조에 다다른다. 이는 동시에 커다란 전율을 느끼게 하며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필자는 ‘위키드’가 최고의 뮤지컬이라고 부를만하다고 생각한다.

 

It's time to try defying gravity

I think I'll try defying gravity

And you can't pull me down

 

-위키드의 노래 ‘Defying Gravity’가사 中-

 

 

 생각보다 뮤지컬은 문화 전반에 걸쳐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필자와 동일하게 ‘위키드’를 본 사람이라면 이 두 노래, ‘Defying Gravity’와 ‘Popular’가 가장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 ‘Defying Gravity’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가수들이 커버곡을 내놓았고 ‘Popular’의 경우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MIKA’가 새로운 팝송으로 샘플링하여 세상에 알렸다. 게다가 이 뮤지컬은 본래 소설책을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추후에 영화화될 계획이라고 하니 하나의 흥행한 뮤지컬은 문화산업 전체에 걸쳐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뮤지컬이란 장르는 노래, 춤, 연기가 어우러진 공연 양식이며 상대적으로 유형이 명확한 연극과 오페라 사이에 위치하며 때문에 형식이 자유롭다. 세계적으로는 미국의 브로드웨이아 영국의 웨스트엔드를 중심으로 현재의 뮤지컬이 태동하였다고 볼 수 있으며 한국의 경우 미국 대중문화의 영향으로 많이 유입되었으며 1990년대 이후로는 오리지널 게스트 초빙공연이나 한국인 배우로만 이루어진 뮤지컬이 상연되기도 하였다. 상업성을 지나치게 고려한 나머지 작품성이 떨어지거나 비싼 티켓 가격으로 인해 문화의 비주류로 인식된다고 볼 수도 있었지만 최근 뮤지컬 영화의 흥행(겨울왕국, 레미제라블, 라라랜드, 미녀와 야수 등)으로 볼 때 뮤지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뮤지컬을 즐기는 대부분의 관람객들을 보면 전혀 관심이 없다가 우연한 기회로 관람한 뒤 꾸준히 즐기게 된 경우가 많다. 즉, 다른 문화에는 없는, 뮤지컬만이 지닌 특별한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현대 뮤지컬은 프랑스 파리에서 공연되었던 코믹 오페라이며 요한 스트라우스 2세가 빈에서 ‘오페레타’를 발전시켰고 그것이 베를린 오페레타로 근대화된 것이 그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하버트, 후림르, 론바그 등의 인물이 이를 미국으로 반입하였고 뉴올리언즈 등에서 활발히 상연되었다. 초기에는 줄거리가 없거나 남녀의 연애를 그리는 단순한 줄거리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인종차별 문제와 같이 서서히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도입하면서 줄거리도 점점 복잡해지게 되었고 현대적인 뮤지컬로 발전하게 되었다. 최초의 현대적 뮤지컬은 1927년의 ‘쇼 보트’이며 이후 베트남 전쟁을 주제로 한 ‘헤어-’, 무명의 댄서를 초점으로 한 ‘코러스 라인’ 등이 제작되었다. 이후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수많은 뮤지컬이 탄생하지만 1980년대가 되면서 영국의 뮤지컬 ‘캣츠’와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등이 대거 히트를 치면서 뮤지컬 산업의 중심이 크게 이동하게 된다. 하지만 ‘크레이지 포 유’를 시작으로 미국의 뮤지컬이 다시 부활하게 되며 오스트리아의 빈에서도 ‘모차르트!’와 ‘엘리자벳’ 등이 큰 인기를 끌게 된다. 최근에는 대기업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뮤지컬로 진출하는 시도가 나타났고 ‘라이온 킹’, ‘알라딘’ 등은 토니상까지 수상하며 흥행에 성공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뮤지컬은 필름 영화와 함께 탄생한지 10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신생 문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산업의 규모나 대중성, 흥행 정도를 고려하였을 때 모든 면에서 영화에 뒤처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와 뮤지컬은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뮤지컬은 영화와 달리 ‘편집 과정’이 없는, 날 것 그대로라는 점이다. 직접 보는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는 관람객들을 상황 속에 더욱 더 빠져들게 만든다. 막의 중간 중간에는 폭소를 터트리게 하며 끝에 가서는 벅찬 감동을 느끼게 한다. 마지막 커튼콜을 볼 때면 배우들의 열정에 저절로 뜨거운 박수를 보내게 된다. 확실히 영화관에 앉아서 관람할 때보다 다양한 감정이 오가고 반응도 더 뜨겁기 마련이다.

 

 인간이 문화생활을 즐기는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목적은 바로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회로부터 겪는 다양한 상황과 감정들, 복잡한 생각과 고민들을 문화예술을 통해 털어놓는 것이다. 기상천외하고 꿈만 같은 뮤지컬의 전개 속에서 주인공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그것이 바로 공감하는 것이며, 그때에 뮤지컬은 말할 수 없이 커다란 영감과 감동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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