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교수님의 『글쓰기, 책읽기, 그리고 통섭』 강의를 듣고

2014. 5. 17. 00:55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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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천 교수님 같은 유명한 교수님이 우리 학교에 오신다고 하니 강의 전부터 몹시 기대되고 설렜습니다. 과연 어떤 분이시길래 글을 그리도 잘 쓰시고, 또 대단하신 분인지 알아보고 싶어서 펜과 노트를 들고 꼼꼼히 필기했습니다.

 

교수님은 먼저 한 가지 경험을 소개하셨습니다. 어느 날, 가방을 메고 집에 가는데 노벨상 수상자가 강연을 한다는 포스터를 보았다고 합니다. 마침 시간도 비어서 그 강연을 들으러 갔는데,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그때 그 노벨상 수상자는 강연 전에 피아노 좀 쳐봐도 되냐고 묻고는 피아노를 치는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수준이었습니다. 최재천 교수님은 놀라며 연구에는 남다른 창의력과 접근 방법, 문제 인식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인문학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인문학을 모르는 과학자는 데이터나 수집하는 데서 끝나지만,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과학자는 크게 발전하여 노벨상까지 받는 위대한 과학자가 될 수 있습니다.

 

 최재천 교수님께서 인생을 살면서 깨달은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세상 모든 일은 결국 글쓰기로 판가름 난다'라는' 사실이라고 합니다. 글쓰기와 무관해 보이는 과학자도 결국 성과를 논문으로 인정받습니다. 네이처나 사이언스같은 유명한, 대중적인 학술지는 제목에서부터 논문을 평가한다고 합니다. 글솜씨가 없다면 아무리 잘 된 논문이라도 읽히기 힘들겠죠?

 

 최재천 교수님이 말하는, 자신이 글 잘 쓰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교수님은 하버드 대학원 추천서에 Robert Weaver라는 교수가 그에게 "He writes with precision, economy, and grace."라고 써주셨다고 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는 글쓰기를 좋아했고, 즐겼습니다. 또 한가지, 바로 미리 쓴다는 것이었습니다.. 교수님은 하버드 대학 기숙사의 사감을 하셨었는데, 하버드 대학생들은 무엇을 하든지 절대 미루지 않고 미리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시간 관리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이죠. 또 소리 내어 읽으며 쓰는 것도 글 잘 쓰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쓴 것을 계속해서 읽어보면 자꾸 고치게 되는데,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걸작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교수님은 다른 애기로 넘어가셔서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 강의해 주셨습니다.. 우리나라는 숙제는 잘합니다.. 반도체도 잘 만들고, 스마트폰도 휼룡합니다.. 그러나 아직 출제는 하지 못하는 나라입니다. 교수님이 보기에, 선진국이란 문제를 출제하는 나라고, 후진국이란 숙제만 하는 나라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출제를 하려면 많이 알아야겠죠?? 문제는, 요즘 세상에서 넓은 범위에서 많은 것을 아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물을 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는데,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바로 '통섭'입니다.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려면 이 통섭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여러 사람이 협동하려 해도 이 통섭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통섭에 특화된 민족입니다. 비빔밥만 봐도 우리는 뭐든지 비벼 먹지 않습니까? 많은 것을 융합시키고 통섭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죠.

 

 교수님께서는 강조하십니다. 과학과 인문의 경계는 낮추어야 한다고. "Good fences make good neighbors." 학문의 경계는 없어서는 안 되지만 낮출수록 발전할 수 있습니다. 과학과 인문. 이 두 분야는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최재천 교수님은 이 과제를 우리들에게 넘기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강의를 마치시고 급하게 떠나셨습니다. 교수님의 강의는 정말 '아름답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의미있는 시간이었고 앞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것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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