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상상! 『있다면? 없다면!』을 읽고

2014. 5. 17. 02:48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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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떤 물건이나 현상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없다면 또 어떻게 되지?’라는 상상을 자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릴 적에는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무엇이든지 호기심을 가졌던 나 또한 어느새 상상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그렇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정재승의 ‘있다면? 없다면!’은 다시 한번 상상의 중요성과 즐거움을 일깨워 준다. 이 책을 읽고 어떻게 하면 기발하고 엉뚱한 상상을 많이 할 수 있을지, 또 과학에서 상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보자.

 

 먼저 상상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저 가만히 앉아 생각하기만 하면 상상일까? 답은 ‘아니다.’ 상상은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림을 그릴 때 지구가 너무 크다고 해서 그릴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공룡을 직접 보지 못한다고 해서 공룡을 그릴 수 없지 않다. 아무런 제약 없이 우리는 마음껏 그림을 그린다. 이것이 상상이다. 머릿속으로 그리니 좋은 솜씨도 필요 없다. 대신 필요한 건 창의성이다. ‘얼음이 녹으면 무엇이 될까요?’라고 물었을 때 ‘봄’이라고 대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창의성이다.

 

 우리들의 과학 교과서에는 상상력이 없다. 창의성도 없다. 우리에게 과학이란 그저 수동적이고, 형식적으로 굳어진 학문일 뿐이다. 그런데 사실, 과학의 시작은 상상이다. 상상 없이 과학이라는 학문은 탄생할 수 없었다. 도대체 상상이 무엇이기에 그리 대단한 것일까? 상상이 무엇인지 알아보기에 앞서 먼저 직접 해보기로 하자.

 

 처음에는 상상이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있다면?’ 또는 ‘없다면’이라는 물음으로 시작해 보자. 책에서처럼 ‘만약… 라면?’라고 자신에게 질문해도 된다. 예를 들어, 책에서처럼 만약 아기가 나무에서 열린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본다. 나의 생각은 아기나무에서 출발했다. 나무가 있으면 과수원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아기를 과수원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사과를 고르듯, 아기도 고르게 될 것이다. 튼튼한 나무에서는 건강한 아기가 자라고, 오래된 나무에서는 지혜로운 아기가 태어나는 상상도 해본다. 여자들은 더 이상 아기를 낳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삶의 질이 향상될 수도 있다. 반면, 농약을 많이 사용하거나 상처를 입은 나무에서 태어난 아기는 여러 질병을 안고 태어날 것이다. 또한 아기들이 무분별하게 많이 열린다면 인권이 유린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상상은 가지처럼 쭉쭉 뻗어나간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어서는 안 된다. 상상만으로 우리는 상상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과학에서의 상상은 현실과 접목시킬 때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상상에서 과학으로’라는 부분을 통해 그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 우리 같은 ‘상상 초보’에게 정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아기가 열리는 나무로부터 10개월 동안 태아를 키워주는 인공 자궁을 떠올릴 수 있다. 사람들이 나는 모습을 상상하다가 배낭 로켓을 발명할 수 있다. 이렇듯 모든 과학은 상상에서 출발한다.

 

 이 책에서 나에게 가장 엉뚱한 상상을 하나 꼽자면 입이 배에 달리는 상상일 것이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상상이라 어떤 내용이 있을지 궁금했다. 그런데 역시나, 입이 배에 달린다고 해서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좋아질 것은 없었다. 우리는 입으로도 숨을 쉬어야 하는데, 옷 때문에 숨 쉬기 힘들 수 있다. 그래서 배에 구멍이 난 옷을 입고 다녀야 할 것이다. 먹을 때에도 식탁이 매우 낮아져야 하고, 소화되기까지의 시간이 짧아져 수시로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려야 한다. 소화기관이 배 밑에 모두 밀집되어 있는 것도 무리다. 게다가 우리가 말할 때 코가 없으니 코맹맹이 소리가 나니 대화가 잘 통할 리 없다. 이런 상상을 하다 보면 지금 우리의 모습이 가장 적합한 모습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이제 상상이 얼마나 중요하고 대단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그런데 상상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이 책을 읽고 생각하게 된 방법은 딱 세 가지이다. 첫 번째 방법은 자신에게 질문을 자주 해야 하는 것이다. 때론 사회에게, 어떤 때에는 자연에게 물어도 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답해 보는 것이다. “왜 해는 하필 한 개일까?”라고 질문을 던져보자. 그러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답을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우리는 정말 쉽게 상상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두 번째로, 어떤 과학적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게 어떤 상상으로 출발한 거지?’ ‘어떻게 이런 상상을 했을까?’를 곰곰이 따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탑을 쌓을 때, 가장 밑 부분의 구조를 보지 않고서 층을 더 올릴 수 없는 것처럼 어떤 상상을 거쳤는지 알지 못하고서 그 이후의 상상을 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이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방법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의외로 상상을 하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너무 무모한 것이라 생각됐는지, 해봤자 소용없을 것 같다든지, 다양한 이유 때문에 우리는 상상을 포기한다. 그런데 상상은 가지 같아서, 하면 할수록 쭉쭉 뻗어나간다. 그러면서 다른 나무도 건들고, 바람을 타면서 멀리멀리 퍼져 나간다. 즉, 안 될 것 같은 일도 계속 상상하다 보면 다른 생각들과 합쳐져 좋은 결과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상상은 인간에게 주어진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이 특권으로 우리는 과학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엄청난 과학의 특혜를 누리고 살면서 오히려 상상에는 게을러졌다. 우리는 이제 ‘있다면? 없다면!’이라는 책으로 상상력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 그러니 끊임없이 ‘무한상상’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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