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팬에서 벗어나기, 『Not a Fan』
교회를 다니면서 내가 항상 반복적으로 경험해 오던 것이 있다. 현실에서 불행하거나 우울한 일이 닥치면 내 신앙조차 흔들릴 때가 있었다. 교회도 나가기 싫었고 일상에서 기도조차 하기 싫었다. 그 시기가 지나면, 나는 힘든 일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다시 교회로 돌아왔고 문제를 해결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기도드렸다. 다시 안정적이고 별 문제가 없는 나날이 시작되면 내 생활은 나태하게 되고 한순간 불타올랐던 신앙도 금방 미지근해졌다. 이 책의 제목, not a fan은 이러한 문제를 겪는 사람이 나 뿐만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겪는 문제이며 심지어 책의 저자인 카일 아이들먼과 같이 목사님도 겪을 수 있는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예수님을 좋아한다. 하지만 과연 진정으로 따르며 살고 있는가를 물어본다면, 이 책의 판단 기준에 따랐을 때 나는 반박의 여지없이 팬일 뿐이다. 카일 아이들먼 목사 역시 설교를 함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을지 고민하다가 제자가 아닌 팬이 되어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책 속에서 인상적이었던 구절 중 하나는 누가복음 14장 25절에서 26절 말씀이었다.
수많은 무리가 함께 갈새 예수께서 돌이키사 이르시되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더욱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고
예수님은 재미있는 입담과 기적을 행하는 ‘쇼’로 인기를 끌고 싶어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반대로, 마치 진정으로 고통을 감내하고 진리를 들을 사람만 들으라고 말하시는 것 같다. 제자의 길은 자기 목숨보다도 하나님을 아끼는 일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형제 자매와 가족보다도 중시하라는 말씀은 어떻게 보면 세상의 선한 가치와 반대되는 아이러니한 말씀이다. 중요한 것은, 팬들은 이 말씀을 듣고 대부분 현장을 떠났고, 이러한 말을 듣고도 소수의 사람들만이 남아서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다는 것이다. 얼마 전 내가 친구들을 전도하고자 입을 열었을 때, 친구들은 내게 ‘교회에서 선물 준다고 했냐?’, ‘너가 갑자기 왜 이러냐?’하는 말들을 들었다. 평소 같았으면 전도하자고 마음을 먹었던 나 자신이 미웠겠지만, 그날따라 다른 생각이 좀 들었다. 내가 평소에 팬처럼 행동했기 때문에 이 친구들이 나에게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이 아닐까? 내가 진정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모습을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친구들의 모습에 나는 그냥 예수님을 믿는다고 입으로만 말하는 팬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내 마음 한 가운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신앙생활이 편하다면 나는 과연 제자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여기서 신앙생활이 편하다는 것은 성령님이 임하셔서 생기는 내적인 편안함이 아니다. 그저 신앙생활을 하면서 세상과도 타협하고 싶은 나의 욕심, 그리고 간섭받기 싫어하는 것과 나태함을 의미했다. 그런 의미에서 제자훈련은 빡빡한 일상 속에서 계속 기도하고 말씀을 읽도록 강제하였고 때로는 내 삶이 간섭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싫기도 하였다. 큐티를 하면서도 무미건조한 마음뿐이었던 지금, 나에게 이 책은 제자의 길은 원래 그런 거라고 확실하게 알려 주었다. 물론,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축복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책의 마지막에서, ‘남김없이, 후퇴없이, 후회없이’후회 없이’라는 문장이 나온다. 이 세 가지 조건은 팬에서 벗어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간절함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바로 지금, 내가 가진 불필요한 것은 모두 내려놓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 나의 모든 것을 걸어야 때라고 결론을 내리고 실천한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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