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학 리뷰] ETRI 에서 Arduino를 배우다
1. 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는 1976년 과학기술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끌어 온 ICT 연구기관이다 TDX개발로 1가구 1전화 시대를 열어 생활에 일대 변혁을 일으켰으며, 4M DRAM 개발을 시작으로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주력하여 대한민국을 반도체 강국으로 만들었다. 1990년대에는 세계 최초로 CDMA 상용화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고 지상파 DMB, WiBro, 4세대 이동통신시스템 LTE-Advanced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조선분야에 첨단 ICT기술이 접목된 융합기술인 SAN 기술, 휴대형 자동통역기술, 투명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2. ETRI 전시관
ETRI 전시관을 관람했다. 전시관에는 대부분 ETRI가 개발하였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기술을 볼 수 있었다. 먼저 가상 배우는 디지털로 만들어 낸 연기자로 스턴트 맨도 대신 할 수 없는 위험한 신에서 사용된다. 정우성 씨가 직접 ETRI에 와서 최초의 디지털 배우의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다음으로 본 실감형 학습 시스템은 이미 세종 특별시의 초등학교에 도입된 기술로 교과서를 펴면 그 안의 그림이 튀어 나오고, 입체 영상을 통해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그 예로 과학의 ‘자석’ 단원을 펴보면 자석과 여러 가지 물체가 튀어나와 직접 자석에 붙는 물건과 붙지 않는 물건을 분류해 볼 수 있다. 또한 배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SAN 기술도 있었다. 이 기술이 세월호에 적용되었더라면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디지털 이미지로 사진도 찍고, 초고속 LTE와 UHD TV 등 현재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최전선을 경험할 수 있었다.
3. 오픈소스 운동
아두이노를 배우기 앞서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오픈소스 운동에 대해 배웠다. 이 운동은 제작자의 권리를 지키되 코드를 공개하여 누구나 열람하고 변형시킬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이다. 대표적으로 리누스 토르발스가 개발한 리눅스가 있다. 오픈소스 운동은 정보를 서로 공유할 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을 통해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준다.
4. DIY (Do it yourself!)
오픈소스 운동이 소프트웨어에 국한된 운동이라면 DIY는 모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스스로 직접 하라는 것이다. DIY 가구란 직접 가구를 만들어 쓰라는 것이고, DIY 자동차는 직접 자동차를 만들어 타라는 것이다. 즉, 제작자와 소비자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드는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배울 아두이노도 DIY 운동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보통 전자 제품은 공장에서 만들어지지만, 아두이노 툴킷을 이용하면 누구나 집에서 전자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
5. 아두이노(Arduino)
아두이노는 위의 두가지 운동, 오픈소스 운동과 DIY를 합쳐 놓은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작은 마이크로컨트롤러는 누구나 손쉽게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두이노로 만들고 USB로 컴퓨터와 연결한 뒤 프로그램만 내려 받으면 바로 작동된다. 이러한 장점으로 과학, 패션, 가전,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첫째 날 강의의 대부분은 아두이노의 하드웨어적인 요소 즉, 부품에 대한 설명이었다. 사용한 아두이노 모델은 아두이노 UNO로 가장 기초적인 모델이다. 키트 안에는 가장 중요한 마이크로프로세스와 부품을 꽂는 브레드보드가 있고, LED와 CdS 광센서, 가변저항, 스위치, 버저 등 기본적인 부품이 포함되어 있다.
6. 실습
둘째 날은 아두이노 실습이 이루어졌다. 아두이노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사이트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게다가 언어조차 C 언어와 흡사해 쉽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었다. 첫 실습은 LED의 깜박임을 조절하는 장치였다. 일정하게 깜박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점점 느려졌다가 빨라지는 프로그램도 짜보았다.
다음으로 버저를 이용하여 노래를 부르는 장치도 만들었다. 특히 인터넷에서 피아노 연주곡을 다운받아 아두이노가 연주하게 한 것이 흥미로웠다.
CdS 광센서는 빛을 감지하는 데, 이를 이용하여 어두워지면 LED가 켜지고 밝아지면 다시 꺼지는 장치를 만들었다. 또한 가변저항을 이용하여 달라지는 아날로그 신호를 오실로스코프로 직접 확인해보았다. 온습도 센서를 이용하여 현재 공기의 상태를 측정해보고 LCD 판을 연결하여 자신의 이름이 출력되도록 프로그래밍을 해보았다. 인터넷 서핑을 해보니 다양하고 신기한 아두이노 작품들이 많았는데, 놀랍게도 모두 개인이 생각해내고 직접 만들어 낸 것들이었다. 이들을 보면서 아두이노가 DIY 운동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7. 산업경제와 창조경제
청와대에서도 근무하셨던 함진호 박사님은 창조경제를 강조하셨다. 창조경제는 컨셉, 아이디어, 디자인이 중요한 경제구조로 지금껏 배워왔던 앱(App) 생태계, 3D 프린터, 아두이노, 오픈 소프트웨어 운동, DIY 운동과 같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을 통해 lean startup이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즉,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벤처기업을 만들고 경영할 수 있는 구조다. 이렇게 된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상용화되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고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다. 창조경제의 반대는 산업경제이다. 산업경제 구조에서는 아이디어가 많아도 선택하는 폭이 좁고, 실현시키는데도 굉장히 오래 걸린다. 그러나 창조경제에서는 짧은 기간 내에 아이디어를 폭넓게 선택하고 바로 실현시킨다. 만약 성공한다면 그 정도는 산업경제 기반의 성공보다 훨씬 획기적이다.
8. 아이디어 기관/사이트
MIT의 FAB lab이나, Techshop은 DIY를 중시하는 대표적인 기관이다. Kick starter라는 사이트는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많은 사람들에게서 투자를 받고, 그 돈으로 직접 제품을 만들어 이익을 창출하는 시스템이다. 또다른 사이트인 Quirky는 투자를 받지만 제품은 회사에서 만들어준다.
9. Massimo Banzi
Massimo Banzi는 아두이노 프로젝트를 개발한 사람 중 한 명으로 그의 TED 강의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 강의에는 3일동안 ETRI에서 배운 아두이노가 얼마나 대단한 것이고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전세계의 사람들이 만들어 낸 아두이노를 소개했다. 말하는 식물, 인공위성, TV에서 나오는 똑같은 말을 제거해주는 기계, 굴러가게 조종하는 공 등 실제로 가능해보이지 않는 것들도 아두이노만 있다면 기업이나 연구소가 아닌, 집에서 그 모든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10. 디자인 과제
디자인 과제는 창문을 닦는 청소로봇을 구상하고 디자인하는 것이었다. 그 순서는 다음과 같다.
- 분야 선정 : 먼저 분야를 선정해야 한다. 이 과제에서는 ‘창문을 효과적으로 청소하는 로봇’이 되겠다.
- 사용자 요구사항 수집 : 로봇에 어떤 것들을 요구해야 할까? 창문에 잘 붙고, 안전하고, 깨끗이 잘 닦고, 배터리가 적게 소모되는 것 등 여러 가지 사항들을 고려한다.
- 외형 및 기능 설계 : 위 사항들을 고려하여 로봇을 구상하고 디자인한다.
- 아두이노 부품 선정 : 이에 사용될 아두이노 부품을 선정한다. 되도록 기능과 함께 경제성을 고려한다.
- 세부 알고리즘 설계 : 로봇의 두뇌인 알고리즘을 설계해야 한다.
- 전체 골격 설계 : 전체적인 골격을 설계하면 아두이노 제품이 완성된다. 우리 조는 처음에 잘 붙는 청소로봇을 생각하다가 자석을 이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안에 자석이 있는 로봇이 안쪽 창문에 붙어 움직인다. 바깥쪽 창문에는 자석이 들어있는 공이 있고 이 공의 겉은 걸레로 창문을 잘 닦는다. 안 쪽 로봇이 움직임에 따라 공도 같이 움직이며 창문을 닦는 원리이다. 이에 사용될 아두이노 부품은 모터, 초음파 센서, 가속도 센서, 마이크로프로세서, LCD 모니터, 버저, LED 등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보완해가며 토론했고, 최종 정리를 하고 현장연구 일정을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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