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취업, 어려운 이유

2024. 1. 20. 18:28Life

반응형

 

올해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서 2024년은 저에게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시작이 되었네요...
 
우리나라에서 나름 손에 꼽히는 대기업에 입사하기까지 과정을 겪고,
 
또 주변을 바라보면서 대기업에 취업하기란 참으로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우리나라의 취업 시장에서 대기업을 제외한다면
 
만족할만한 선택지를 찾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와 성장과정에 있는데요,
 
서비스업과 금융업 등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구조 다변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제조업 기반의 성장이 기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업 대부분은 정부 지원과 M&A 등 막강한 자본을 등에 업고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중소기업 역시 1차 산업 등 저부가가치의 산업이나 대기업의 벤더사가 되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으로 대표되는 서비스업(주로 IT업)이 있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뽑는 인원이 한정적이라는 뜻입니다.
 
특히 한동안 일었던 개발자 붐으로 인해 수많은 취준생이 유입되었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급격히 늘렸던 인력으로 인해
 
공채를 아예 진행하지 않는 기업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더군다나 카카오는 경영 악재로 분위기가 굉장히 좋지 않고, 다른 기업 역시 ChatGPT가 촉발한
 
AI 혁명으로 어떤 기업이 살아남을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중대한 기로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취준생들은 안그래도 경쟁자가 많은데 더 높은 수준을 요구받게 되고,
 
인턴과 부트캠프마저 합격하기 굉장히 어렵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대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격차는 어마어마합니다.
 
막대한 연봉과 성과급, 자율출퇴근, 주 4일제, 임직원 할인 등 우리가 주변에서 듣고 있는 복지는
 
모두 대기업 사원들이 누리고, 중소기업은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눈은 거진 대기업, 그것도 삼성, SK, LG, 현대, 롯데 등
 
최상위 대기업이 아니면 거들떠도 보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신입사원 경쟁률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중소와 중견기업, 심지어는 대기업에서도 계속해서 더 좋은 대기업 이직을 시도합니다.
 
안 그래도 문이 좁은데 막대한 스펙을 갖춘 중고신입이 쳐들어오고 있는 것이죠.
 
 
최근에는 정부의 주도와 대학-기업 간의 계약 체결로 계약학과가 많이 신설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계약학과는 대부분 채용연계형이기 때문에 일반 공채의 TO가 더욱 줄어듭니다.
 
이제는 인서울이라고, 지거국이라고 해서 대기업 취업을 당연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문턱이 조금 낮은 중소, 중견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실력과 커리어를 높여가며 이직을 하는 문화가 발달한 개발자에게는 맞는 말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첫 기업이 정말 중요하다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하기까지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는 것이죠.
 
 
대기업을 쉽게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압도적인 학벌을 갖추는 것입니다.
 
블라인드 채용 등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말이 들려오지만, 소수의 대기업과 공기업이 진행할 뿐이고
 
여전히 학벌은 취업 시장에서 능력을 분별하는 절대적인 잣대입니다.
 
 
좋은 학교일수록 계약학과가 많고, 산학장학생과 채용연계형 인턴 등의 공지가 올라올 확률이 높습니다.
 
산학장학생과 인턴은 해당 학교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도록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는 링크 등이
 
제공되기 때문에 일반 공채 밖에 지원할 수 없는 학교의 학생들은 취업할 때까지 이러한 제도가
 
다른 학교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학벌이 높을수록 인턴에도 잘 합격하고, 인턴 경험은 취업에서 최강의 스펙이기에 공채에서도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좋은 학교일 수록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수가 많고, 동아리와 스터디 모임 등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는 자극과 동기부여도 무시할 순 없겠죠.
 
수준 높은 수업, 우수한 연구실에서의 연구 경험, 학교 강연 등 학교에서 하는 활동만 잘 참여해도
 
자소서에 쓸 내용이 상당 부분 채워질 수 있습니다.
 
 
학벌이 조금씩 낮아질 수록 전공이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예를 들어, 서울대학교의 학생은 전공이 직무와 관련성이 적다고 해도 약간의 노력(?)을 통해
 
직무적합성을 갖춘다면 무난히 합격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인서울 대학교의 학생은 위의 서울대 학교 학생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과가 좋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정유회사에 취업하고 싶다면 화학공학과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회사에 조금 더 학벌이 떨어지는 학교의 학생이라면, 과도 좋아야 하고, 학점도 좋아야 하며,
 
직무 관련 스펙이 압도적으로 빵빵해야 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스펙에 대한 자기 객관화, 메타인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요구되는 스펙의 양과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만약 학벌도, 전공도, 스펙도 애매하다면 어떻게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을까요?
 
1. 첫번째로는 먼저 자신의 상황을 일찍 인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위와 같은 현실을 1학년 때 깨닫는지, 2학년 때 깨닫는지, 또는 전역 전에 깨닫는지와 후에 깨닫는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빨리 깨달을수록 진로 설계가 쉽고, 방향 전환도 용이하며, 도전의 기회도 더 많이 주어집니다.
 
(그런데 아무도 1학년 때는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2. 두번째는 공채에 지원하지 않더라도, 대기업의 자기소개서 문항을 작성해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 즉시 '내가 쓸 내용이 이렇게 없구나...' 하고 깨닫게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에게 필요한 스펙을 찾아 나서게 될 것입니다.
 
3. 세번째는 스토리입니다.
 
우리의 4년, 혹은 5년간의 대학생활에는 서사가 있어야 합니다.
 
때로는 1학년 때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다고 해도, 우리의 역사에 좋은 첫 페이지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포장하는가에 따라서 기승전결의 '기'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취업이라는 관문에 도달했을 시기에는 이러한 서사가 완성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문과 직무의 경우는 통일된 스펙을 가지고 난사형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스토리가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이과 직무의 경우 폭넓은 공대라는 집합에서, 기업이 원하는 직무까지 어떻게 narrow-down 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필요한 것이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의외로 외적인 요소가 상당히 중요할 수 있습니다.
 
면접장에 들어오면 1분 내로 합격이 결정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외적인 요소란 외모가 뛰어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직에 잘 어울리게 생겼거나, 착하게 생겼다면 당신의 합격 확률은 증가합니다.
 
이 말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ㅎㅎ...
 
다만, 저는 가치관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취업을 위한 스토리를 만들기에만 몰두하지 말고, 우리의 인생을 긴 호흡으로 고찰해보아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올바른 가치관이 형성되어야 하고, 모든 일에 진정성이 담겨야 합니다.
 
가치관이 있다면 우리의 인생 철학을 꿰뚫는 핵심적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진정성이 있다면 회사는 다른 누구보다 우리에게 일을 맡기고 싶어 할 것입니다.
 
 
취업만을 목표로 인생을 살아가게 되면 취업 이후의 삶이 굉장히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목표는 취업이 아니라, 우리가 진정으로 최고라 생각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데에 있습니다.

 

 

[Life] - SK 하이닉스 동계 인턴 후기

 

SK 하이닉스 동계 인턴 후기

이번 겨울방학 동안 감사하게도 SK Hynix 동계 인턴십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난 기수보다 훨씬 적게 뽑았다고 하는데, 확실히 반도체 업계의 다운턴이 크게 체감이 되는 것 같습니다 ㅠ

ccdream.tistory.com

 

반응형